안성 예술인

한국적 아름다움과 명상의 세계를
조형세계로 구축하다

조각가 류종민

시민명예기자 이원희
여러 예술 장르를 넘나드는 작가가 있다. 시인이며 조각가인 류종민 작가의 예술세계는 한 편의 시 같다. 강 위로 불어오는 맑은 바람과 산 사이로 떠오르는 밝은 달은 귀로 들으면 소리가 되고 눈에 담으면 아름다운 모양(惟江上之淸風(유강상지청풍)/與山間之明月(여산간지명월)/耳得之而爲聲(이득지이위성)/目寓之而成色(목우지이성색)이 된다는 소동파의 <적벽부> 구절처럼 작가는 세상 만물을 시에다 담았다가 그 형상을 돌에 조각해 놓는다. 소동파는 일찍이 시중화 화중시(詩中畵 畵中詩)라며, 시 속에 그림이 있고 그림 속에 시가 있다고 했다. 예술의 본질은 하나인데 표현 양식에 따라서 문학, 음악, 미술 등으로 나누어지듯 작가는 예술의 본질에 집중하며 여러 예술 장르를 넘나들고 있다.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는 예술세계
류종민 작가는 서울대학교 미술학조소과, 서울대학교 교육대학원을 졸업하고 중앙대학교 예술대학 학장, 서울시예술위원 및 한국교수불자연합회 회장, 주요 미술상의 심사위원을 역임했으며, 현재 중앙대학교 예술대학 명예교수로 재직 중이다. 독특한 조형 세계로 잘 알려진 작가는 13회의 개인전과 서울 정도 600년 기념 국제미술제, 아세아 국제미술전, 인도 트리엔날레전, 뉴욕 캠브리지미술관 초대전, 함부르크 Korea tage 초대전 등을 가진 바 있는 한국의 대표적 조각가다. 뿐만 아니라 <한국조식답파의 연구> 등 불교 조형 문화에 대한 많은 논문을 발표했으며, 조형의 세계를 언어를 통해 형상화시키는 시인이다. 저서로는 여섯 번째 시집 <영혼의 도장>외 <천강의 달그림자>, <달항아리>, <길이 열리다> 등이 있으며, 강법사로 20여년 강해한 내용을 결집한 <오늘의 금강경>이 있다. 또한 금강경 아카데미원장으로 ‘금강경 독송과 마음 바치는 법’ 동영상을 유튜브에 올리고 있다. 그의 작업실은 1985년, 안성시 보개면 산중에 마련해서 작품 제작에 일익을 했고 인근 너리굴문화마을에 류종민 조각공원이 있다.
류종민 조각공원(너리굴문화마을)
화합
월인
연못에, 마음에 비친 달을
시적으로 형상화한 조형세계
그의 작품들은 한국적 아름다움과 명상의 세계로부터 나오는 동양 사상을 시적으로 표현한다. ‘곡옥대위(曲玉對位)’작품들은 생명의 시원이며 원초형(原初形)을 상징하는 곡옥을 주제로 한다. 곡옥은 반달 모양의 구부러진 구슬로 동물의 치아에 구멍을 뚫어 맹수를 잡았다는 힘 자랑이나 자신을 돋보이게 하려는 장신구에 사용되며, 형태가 초승달과 비슷하여 달을 향한 월신신앙(月神信仰)을 나타내기도 한다. 그러나 작가는 곡옥을 태생학에서의 모든 동물 발생의 원초형으로, 식물의 싹이나 꼬투리로, 태극 형태의 방대한 우주적 생성의 원초형으로 확장 시킨다. 그 후 그는 불교적 세계관으로 회귀를 선언하며 월인천강(月印千江)이 표상하는 표제를 제시한다. 은은하고 부드럽게 어둠을 밝혀주는 밤하늘의 달은 하나지만 세상 모든 강물을 골고루 비춰주는 아름다운 덕을 가지고 있다. 작가는 그의 작업실 앞 연못에 비친 달의 모습이 “하늘의 달과 유별(有別)되지 않으며, 내 조각으로 투영된 달의 이미지도 그대로 본원과 하나”라고 말하며, 연못에, 마음에 비친 달의 변전하는 모습을 조형세계로 구축하고 있다.
작업실